2021년형 LG 그램16 리뷰 – 크고 가볍다

저희 부모님이 삼성 노트북을 오랫동안 사용하셔서 작년에 2021 그램16 제품으로 바꿔드렸는데요. 제가 초기 세팅을 해 드리면서, 그리고 테스트를 핑계로 출장에 한 두번 정도 갖고 다니면서 써 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국산 노트북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요. 국내 인지도와 A/S의 유용성을 무기로 삼아 너무나도 사악한 가격으로 제품을 출시하기 때문입니다. 또 사악한 가격 대비 그렇게 만족도도 높은 편은 아니었던지라 국산 브랜드에 대한 편견이 여전히 남아있었지요. 하지만 2022년에 2021년 모델을 구매한 만큼 가격 메리트도 나름 있었고, 무엇보다도 부모님들은 삼성, 엘지를 최고로 여기시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 선물을 해 드리게 되었습니다. 비록 사용했던 시간이 길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제가 10시간 이상 사용해 보면서 느낀 점들을 이번 글에서 다뤄보도록 할게요.

그램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2021년형 LG 그램16 리뷰 – 크고 가볍다

LG가 애초에 그램이라는 이름을 내놓은 것이 ‘가벼운 무게’를 모토로 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16인치 이상의 그램 모델들은 1kg가 넘어가기 때문에 킬로그램이라는 이름이 더 맞지 않나 싶지만 아무튼 가볍기 때문에 그램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이지요. 그에 대한 명성에 걸맞게 16인치의 큰 디스플레이를 가진 노트북임에도 불구하고 무게는 1.19kg 밖에 되질 않아 큰 화면과 휴대성을 중시하는 분들에게는 딱 맞는 노트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단 국내에서는 삼성, 엘지가 알아주잖아요? 물론 그렇다고 해서 노트북을 외산보다 잘 만든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지만 그래도 A/S 센터를 어디서든지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수리에 대한 유용성 하나만 보더라도 국산 브랜드의 메리트가 상당히 큰 편인 것은 맞습니다. 사실 외산 브랜드의 경우 A/S를 받을 수 있긴 하더라도 자택이 지방인 경우 서비스 센터가 매우 멀거나, 수리가 오래 걸리거나, 수리 기사가 불친절한 태도를 보이는 등 여러가지 불편함이 많기 때문에 수리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기 싫다면 돈을 더 주더라도 국산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 맞습니다.

※ 관련 글 : 삼성 갤럭시북2 프로 리뷰

디스플레이는 만족, 스피커도 꽤 괜찮다

그램16 상판

광색역, 2.5K 해상도, 16:10의 시원시원한 화면은 디스플레이 명가라는 칭호에 걸맞는 스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솔직히 그램16의 디스플레이 품질을 가지고 불만을 가질 분들은 없을 거라고 생각될 수준인데요. 다만 최대 밝기가 300nit라 야외에서는 사용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아쉽습니다. 그리고 유광 코팅이 되어 있어 반사가 느껴진다는 점도 조금 아쉬운데요. 이 부분은 취향 차이라서 디테일하게 다루지는 않도록 하겠습니다.

스피커의 경우 구형 모델인 2020 그램은 들어주기도 힘들 수준이었는데요. 소비자들에게서 워낙 혹평을 많이 들어서인지 이번에는 스피커를 제법 많이 개선해서 출시를 하였습니다. 스피커 유닛 자체가 작기 때문에 ‘엄청 좋다’라는 평가를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스피커 유닛 크기가 이정도인데 그래도 어느정도 소리가 꽤 괜찮네?’라는 평가까지는 가능할 것 같습니다. 경쟁 모델인 갤럭시북 이온2보다 스피커 음질은 훨씬 좋습니다.

좋아진 그램16의 마감

제가 과거 그램 시리즈를 싫어했던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는 마감이 너무 장난감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출시가를 200만원 이상 책정하는 주제에 막상 만져보면 흐물흐물한 마감이 ‘내가 200만원짜리 노트북을 구매한 것이 맞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는데요. 반면 2021 그램16은 마감 자체가 작년보다 많이 발전해서 어느정도 단단한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16인치의 크기에 1.19kg라는 기묘한 스펙을 맞추기 위해 여전히 아쉬운 부분들도 남아 있습니다. 하판을 열어보면 노트북의 내부 공간이 지나치게 텅 빈 느낌도 들고요. 동급의 16인치 외산 브랜드 노트북과 비교해 봤을 때, 발열을 관리하기도 여전히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0.1kg가 더 무거워진다 하더라도 쿨링 팬이나 히트 파이프를 하나라도 더 추가해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존재합니다.

훌륭한 A/S와 가벼운 노트북이 필요하다면

사실 선택의 여지는 없습니다. 외산 노트북 중에서 16인치의 디스플레이를 가지고 1.2kg 내외의 무게를 가진 노트북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으로썬 2021년형 그램을 구매할 이유는 없지요. 지금 글을 작성하고 있는 시기가 2023년인 만큼 2021년 그램보다 발전된 2023년 그램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2021년형 그램을 중고로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면 썩 나쁜 선택은 아닙니다. 물론 삼성, 엘지 노트북의 가격 방어가 잘 되는 만큼 중고 노트북을 저렴하게 구매하긴 어렵지만 말입니다.

요즘에는 경기가 상당히 나빠져서인지 노트북을 구매하시는 분들이 많이 적어진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판매자들도 가격을 적극적으로 내리고 있어서 요즘에는 국산 노트북의 경쟁력도 썩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상위 기종이라고 평가받는 그램 스타일은 여전히 비싸지만 2023년형의 그램16 가격도 많이 내려온 편이고, 무엇보다도 강력한 경쟁 상대인 갤럭시북3 시리즈가 있기 때문에 국산 노트북을 구매하고자 하는 분들도 상당히 많은 선택지가 있어요. 다음에 기회가 되면 그램과 갤럭시북 비교 글도 한 번 작성해 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