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럭시북2 프로 리뷰 – 악명 높은 디스플레이

국내에서 노트북 시장을 꽉 잡고 있는 브랜드라고 하면 삼성과 엘지가 떠오르실 겁니다. 사실 저는 가벼운 울트라북의 경우 엘지 그램을 더 선호하긴 하지만 예전에 갤럭시북2 프로 모델을 사용할 기회가 있었기에 이렇게 글을 적어보게 되었네요. 삼성은 갤럭시북 시리즈를 내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프로’ 라인업은 프리미엄 제품군에 속하는 모델인데요. 심지어 세계 최초로 인텔의 아크 외장 그래픽을 탑재하면서 해외 매체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던 기억이 납니다. 사실 지금은 상위 모델인 갤럭시북3 시리즈가 나오면서 현재로써는 그저 구형에 불과한 모델이지만 그래도 제가 그동안 사용해 보면서 느꼈던 내용들을 여기에다 적어보고자 합니다.

가볍고 얇은 갤럭시북2 프로

삼성 갤럭시북2 프로 리뷰 – 악명 높은 디스플레이

갤럭시북 프로 시리즈부터 삼성은 극단적으로 얇고 가벼운 컨셉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2에서도 그 의지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번에는 저전력이긴 하지만 외장그래픽을 탑재하였음에도 불구하고 15인치의 크기에 1.2kg 이하의 스펙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꽤나 흥미롭습니다. 외산 브랜드의 경우 15인치 이상의 모델은 대부분 고사양 제품군에 속하기 때문에 무게가 무거워진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15인치 이상의 디스플레이와 가벼운 무게를 함께 가져가는 컨셉은 확실히 독보적이긴 합니다.

제품 자체는 가볍기도 한데다 매우 얇게 느껴집니다. 마감 자체도 1에 비해서 좋아졌다고 느껴졌는데요. 각진 디자인이긴 하지만 마감 처리가 잘 되어 있어서 날카롭지 않고 깔끔하게 잘 맞아 떨어집니다. 하지만 1.3cm의 얇은 두께로 인해 메탈 소재가 사용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내구성에서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생기긴 합니다. 그래도 1시리즈에서 말이 많았던 강성 이슈는 삼성에서도 어느정도 인지를 했는지 하판의 결합부가 더 튼튼해져서 그런 문제는 없어지긴 했네요. 하지만 이 두께와 강성은 호불호가 심할 수 있다는 점은 인지하셔야겠습니다.

내부는 제법 신경을 잘 썼다

갤럭시북2 프로 전면

삼성이나 엘지 모두 경량화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정작 하판을 뜯어보면 속 알맹이가 너무나도 부실하다는 느낌을 항상 받아왔는데요. 이러한 지적을 많이 받았는지 이번 갤럭시북2 프로는 무게와 공간을 감안하더라도 설계 엔지니어들이 제법 신경을 썼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히트 파이프가 하나이긴 하지만 쿨링팬이 두 개로 나뉘어 있어서 발열을 잡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 보이는게 인상적입니다.

이렇게 발열 설계가 무게나 공간 대비 훌륭하게 빠졌기 때문에 저전력 외장그래픽이라 할지라도 발열 자체는 썩 나쁘지 않은 수준입니다. 물론 CPU와 GPU를 동시에 무리하게 사용하게 되면 발열을 유지하기 위해 CPU의 TGP값을 극단적으로 낮추는 동작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성능보다도 휴대성을 중시하는 울트라북의 컨셉인 만큼 성능보다는 사용자를 배려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고성능 모드에서도 이렇게 CPU의 전력량을 극단적으로 낮추는 것은 개인적으로 이해하긴 어려웠습니다.

아크 외장 그래픽의 성능

세계 최초로 탑재된 아크 그래픽 카드의 벤치마크 점수는 생각보다 매우 높게 나왔습니다. 아크 그래픽 카드와 경쟁하는 MX450을 상대로 그래픽 점수가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요. 문제는 벤치마크에서만 실성능이 잘나온다는 것일 뿐 실제 프로그램이나 게임을 구동하면 성능이 처참하게 떨어진다는 것이었습니다. 외장그래픽 옵션을 선택하는 이유가 프로그램을 구동하기 위해, 또는 게임을 돌리기 위해서인데 막상 벤치마크 뻥점수만 잘나오고 이런 실무적인 부분에서는 효용성이 1도 없다는 것이 상당히 아쉬웠습니다.

사용하면서 느낀 것은 차라리 그냥 MX550을 탑재해서 나오게 소비자 입장에서는 훨씬 좋았을 것인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벤치마크 점수만 보면 아크 그래픽의 성능은 분명 뛰어나지만 드라이버 최적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에 성능은 내장 그래픽과 다를 바 없이 나오게 되는 것이었지요. 인텔이 아크 그래픽을 조금 더 늦게 출시하더라도 조금 더 안정성을 잡아서 나왔다면 지금과는 반응이 달랐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전히 실망스러운 디스플레이

갤럭시북 프로가 과거 소비자들에게 욕을 많이 먹었던 이유는 무엇보다도 디스플레이 때문이었습니다. 삼성의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었지만 이게 QHD가 아니라 FHD로 탑재되면서 가독성 이슈가 발생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보통 갤럭시북 프로와 같은 프리미엄급 라인업은 QHD에 16:10 화면비를 넣어주는 것이 일반적인데 갤럭시북2 프로는 전작에서도 욕을 그렇게 먹고도 디스플레이는 그대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물론 아예 쓰지 못할 정도로 쓰레기라고 한다면 또 그건 아닙니다. 사실 아몰레드 디스플레이가 영상을 볼 때는 꽤나 괜찮거든요. 문제는 디스플레이 장인 기업인 삼성에서 최고급 노트북에다가 아쉬운 패널을 넣어준다는 것, 그리고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제가 오늘 구매한 갤럭시북2 프로가 처참히 무너지고 엘지 그램의 구매율이 높아지면서 삼성에서도 어느정도 느낀 바가 있었는지 차기작인 갤럭시북3 프로는 매우 훌륭하게 출시가 되었습니다. 당연히 구형인 갤럭시북2 프로는 구매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느껴집니다. 여러분들이 중고로 정말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고, 사무용이 아닌 영상 머신이라면 나쁘지 않은 선택지라고 할 수 있지만요.

갤럭시북 프로와 갤럭시북2 프로는 사실 ‘프로’라는 단어를 쓰기는 조금 아쉬운 부분입니다. 일단 원가 절감이 가장 크게 느껴지는 디스플레이에 들어간 것도 그렇고 아크 그래픽 카드의 호환성도 너무나도 아쉬웠습니다. 차라리 무게를 조금 희생하더라도 씽크북16p 모델이 더 괜찮은 선택일 수 있으니 아래의 리뷰도 참고해 보시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 관련 글 : 씽크북16p Gen2 리뷰